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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내집에 침입해오면 성가시듯이 내가 침입해도 상대가 성가시기는 마찬가지다. 침입을 하면 "옳다구나 손님오셨네" 하면서 무조건 잡으려고만 드는데 그건 正道가 아니다. 바둑의 手가 높아질수록 침입해온 상대를 적당히 살려주면서 다른 이익을 도모한다. 고수가 되려면 침입해 온 돌을 어떻게 살려줄까를 먼저 생각하라! |
문제도 아래 모양은 실전에서 자주 등장하는 상용포석의 모양이다. 흑이 한수만 더 보강하면 좌하귀와 하변이 웅장한 집모양으로 변하게 된다. 백으로선 지금이 침입할 적기이다. 침입을 할 때는 모양의 중심을 찾아 침입을 해야 한다. 그래야만 백은 좌측으로도 우측으로도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어 운신의 폭이 커진다. 침입의 급소는 A, B, C의 세군데가 가장 일반적이다. A. 3-3 침입 백1로는 3-3으로 침입하는 곳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급소이다. 그러나 3-3은 모양의 중심이 아니라 왼쪽으로 편중된 감을 지울 수 없다. 그런만큼 흑은 오른쪽에서 막을 것이고 백은 수습에 어려움이 뒤따르게 된다. 백이 일상적 행마로 1-3-5로 젖혀 있다간 흑ㅁ의 작용으로 죽는다. 백사. A1. 패 백1로 3-3에 침입한 이상은 백3-5로 호구로 받는 것이 수습의 요령이다. 흑6에는 백7로 받아 패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B. 저공비행 백1로 저공비행하는 수도 자주 사용되는 침입 수단이긴 하나, 흑ㅁ의 선착점이 있어 백3에는 흑4로 씌워 흑은 중앙을 두텁게 만들어간다. 결과적으로 보아 이 모양에서 백1-3의 저공비행은 찬성할 수가 없다. C. 아래붙임 백1의 아래붙임이 모양의 중심에 해당하는 좋은 침입의 급소이다. 백7까지 백이 안정하였고 거기다 흑ㅁ를 분리시켜서는 백의 대만족이다. 모양의 중심으로 침입을 하면 이렇듯 수습이 편해진다. C1. 이단젖힘 백1의 아래붙임에 흑2로 바깥쪽을 막아오면 백3의 이단젖힘이 수습의 맥. 백5-7을 선수한 후 백9로 두어 백이 간단히 안정한다. C2. 백사 흑2의 바깥쪽 막음에 백3으로 늘어서는 수는 좋지 않다. 귀를 살려면 백이 가일수를 해야 하는데 문제는 살기가 만만치를 않다. 가령 백A로 지키면 흑D의 침입이 급소로 백이 죽는다. 백B로 이으면 흑C 눈목자로 미끄러져 백사. C3. 자살수 흑2 바깥쪽 막음에 백3의 아래젖힘도 자주 쓰이는 수단이다. 흑6의 늘어둠은 정수이나 이때 백7로 밀고 들어가는 수는 자살수이다. 백7로 밀고 들어가면 흑14까지 간단히 백이 잡힌다. 백사 C4. 껴붙임 흑6의 늘어두는 수에 대해서는 백7로 껴붙임이 맥이다. 백7이 왜 맥점인가는 아래그림을 참조하라. C5. 진행 백7로 껴붙임이 수습의 맥으로 이하 백11까지 간단히 수습된다. C6. 변화 백7의 껴붙임에 흑8로 밀고 나오면 백9로 끊는 수가 준비된 수. 백13까지 흑의 귀를 양분하여 이 변화는 백의 대만족이다. C7. 몰고 들어가기 백3의 아래젖힘에 흑4로 백 한점을 몰고 들어가는 수가 흑의 강수. 백15까지 귀를 사나 흑의 중앙은 천금의 값어치를 갖는다. C8. 기대기 백7로 꼬부린 후 귀를 살지 않고 백9로 뻗는 수도 있다. 백9로 뻗는 수는 백11의 기대기 전법을 염두에 둔 고등수법. 백11로 붙여서는 백의 수습은 성공이다. 이상으로 상형 포석에서의 침입과 그 공방에 대해 살펴보았다. 침입을 할 때는 왜 모양의 중심으로 해야 하는가를 느낄 수 있을 때까지 또 모양의 중심이 어디인지 파악이 될 때까지 읽고 또 읽기 바란다. 침입에 더불어 수습의 호흡도 함께 느꼈으면 한다. |